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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활성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려요, 그림 대나무숲 ‘스튜디오비랩’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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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려요, 그림 대나무숲 ‘스튜디오비랩’

 

질문. 정리/ 경영기획팀 민세희 선임매니저
답변/ 스튜디오비랩 박혜진 대표

 

간판없는 식당들, 100년 전통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도심의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퇴근 후 차 한잔 하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이런 장소에 직장인들을 위로하는 카페가 있다. 골목입구에서부터 직장인들을 위로하는 짧은 글귀들이 손님들을 자연스럽게 카페 안으로 안내한다. 다양한 컨셉으로 꾸며지는 이 카페에 스튜디오비랩이 전시기획에 참여했다. 이 특별한 장소에서 스튜디오비랩 박혜진 대표를 만나보았다.

 

 (익선동 카페골목에 위치한 ‘틈’)

  

(본인이 그린 그림의 공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스튜디오비랩 박혜진 대표)

 

안녕하세요. 어떤 소셜미션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기업인지 간단한 기관소개 부탁드려요.
제 경우에는 사람들이 이야기 할 곳이 되어주는 ‘그림 대나무숲’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요즘에는 말하고 싶은 게 있어도 들어줄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의 대나무 숲이 되어주고자 해요. 이게 저희 기관의 소셜미션이에요.

 

드로잉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계신다고 알고있는데 이전 직장에서 이와 관련된 일을 하셨었나요?
대학교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가 꿈이었어요. 디자이너로 13년 정도 일을 했고 그림을 다시 그린 건 2년 정도되네요.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스케치하는 모습)

 

디자이너랑 일러스트랑 다른 부분이 많이 있나요?
두 직업 모두 의뢰를 받아 일을 시작하는 건 비슷하지만 디자이너의 경우 클라이언트의 색깔이 더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디자인의 경우 컴퓨터 작업이 많은 편이고 일러스트는 종이로 그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많아요.

 

 

드로잉 앞에 드라이라는 단어가 붙는게 특이한데, 드라이드로잉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만화 그리는 걸 어렷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드라이젝이라는 치즈라는 의미가 있고 건조하면서도 중성적인 의미가 좋아서 드라이를 닉네임으로 정했어요. 그 이후로 드라이드로잉이라고 사용하게 됐어요.

 

드라이드로잉 제작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밑바탕은 스케치북과 펜을 이용해 드로잉작업을 하고 있어요. 연필로 밑작업을 하고 펜으로 그리고 나서 컴퓨터로 옮겨 채색을 하는 정도에요.

 

 

그림선이 심플하면서도 참 예쁜 것 같아요. 드로잉에 관한 개인적인 철학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림을 그릴 때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추상화의 경우는 이해하기 어렵잖아요. 제 경우에는 사람들이 제가 그린 그림을 볼 때 복잡해지면 보는 사람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서 많이 덜어내는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카페에 전시된 그림과 사람을 위로하는 텍스트)

 

그림 옆에 공감가는 텍스트가 많은데 사람을 위로하는 텍스트는 어떻게 고민하게 되셨나요?
사실 제 얘기죠. 저에게 하는 말 같아요. 회사에 다닐 때는 제 자신을 다그치기만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됐어요. 제가 부족해 보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지 예전에 많이 의식했다면, 이제는 힘들면 표현하고 지내자는 의미로 ‘시무룩해도 괜찮아’라는 멘트를 만들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어요.

 

  (본인이 그린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카페에 있는 캐릭터는 대표님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건가요? 캐릭터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카페 주변에 직장인들이 많다보니까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카페 전시 컨셉을 ‘I hate Monday’로 정했어요. 총 주축이 되는 캐릭터가 3명인데, 저의 모습 중 세 가지를 뽑아 세 명의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세 가지 모습이 다 저의 모습에서 가져온 부분이 많거든요. 츤데레 메이라는 친구는 카페의 컨셉과 잘 맞아서 설정한 부분도 있지만 늘 자기 탓만을 하고 사람들한테 숙기 없는 캐릭터에요. 시무라는 친구는 회사를 그만두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 캐릭터고요. 마지막으로 곰이라는 친구는 취업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길을 고민하고 있는 캐릭터에요.

 

 

(카페에 걸려있는 츤데레 메이 캐릭터 액자)

 

캐릭터 성격은 실제 대표님의 성격을 반영하신 건가요?
아무래도 제 특성을 살려서 캐릭터를 잡은 것 같아요.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로 물품도 적용해서 제작하게 됐고요.

 

  (카페 한켠에 전시된 스튜디오비랩 제작 판매 상품들)

 

드로잉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떤 의도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회사를 다니면서 저와 안맞는 상사가 있었어요. 그래서 회사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했죠. 당시 마음의 병을 얻었고, 내가 뭘 위해 살아왔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어요. 그런 고민 끝에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디자인쪽 일을 했지만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평소 낙서하고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는 제 취미를 살려 그림쪽으로 드로잉 작업을 시작하게 됐죠. 이런 작업을 하다보니, 이전에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상담받은 내용이 떠올랐고, 그때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죠.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역할을 해줄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상담적 요소와 이야기로 남겨줄 수 있는 <그려주는 드로잉> 클래스를 만들게 됐어요. 일 대 일로 진행했던 <들어주는 드로잉>은 개인적으로 깊은 얘기를 하다보니 내용이 진지해지고, 분위기도 다운되기도 했어요. 용기가 없는 분들은 접근이 어려웠고요. 그래서 일 대 다 클래스도 진행하게 됐어요.

 

   

(드로잉클래스 진행 모습)

 

클래스를 통해 사람을 위로하는 드로잉을 주로 진행하고 계시는데, 특별히 위로하고 싶은 대상층이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들어주는 드로잉>으로 시작했어요. 일 대 일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려 탁상용 형태로 나중에 보내드리는 형식이었죠. 일 대 일 클래스를 진행하고 나서 일 대 다로 드로잉 클래스도 만들었어요. 특별히 대상층을 정했다기 보다는 클래스를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30대가 많은 것 같아요. 평소에 자신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던 분들이 드로잉을 통해 자신을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클래스 주제는 매번 정해져 있어요.

 

클래스에 참여하는 인원은 어느 정도되고, 현재 몇 번의 클래스를 진행하셨나요?
일 대 다 클래스에 참여하는 인원은 4~6명 정도에요. 일 대 일 드로잉은 매월 이태원 용산에 있는 인생학교에서 진행하고 있고 일 대 다 클래스는 4주 완성형인데 현재는 3주 완성형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수업을 진행하면서 참여하신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더 길게 참여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드로잉클래스에 참여한 분들의 응원메시지)

 

정기적으로 드로잉클래스를 진행하고 계신데 다음 클래스는 언제로 예정하고 있나요?
27일에 진행하는 클래스가 마지막 3주 클래스에요. 이 클래스 이후에는 아직 예정된 클래스는 없지만 추후에 클래스를 운영할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어요.

 

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는 무엇이 있을까요?
스케치북이랑 펜이 필요한데 재료는 해당 장소에서 준비해주고 있어서 편한 마음으로 방문해 주시면 돼요.

 

  (클래스에서 사진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직접 그려보는 과정)

 

클래스를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사연들이 있나요? 이런 개별 사연들을 바탕으로 그림의 컨셉을 어떻게 정하고 계신가요?
클래스에 참여하셔서 자신은 이런 사람이라고 솔직히 얘기하시는 분들이 더 많은걸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 대 일로 <들어주는 드로잉>을 했을 때 자신이 얘기하고 싶은걸 글로 적어오셔서 읽어주시는 분이 있었어요. 얼마나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는지 알 수 있었죠. 요즘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잖아요? 그 분은 자신의 반짝반짝 한 부분을 남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저는 이런 사연을 ‘내 꽃은 이미 피어있어’라는 컨셉으로 그림을 그려 핸드폰 케이스로 제작했어요. 이 외에도 자신에 대해 자존감이 높은 분도 계셨는데 실패를 발판으로 수정하면서 계속 자신의 것으로 만들다 보니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 사례도 있었어요. 이 분을 바탕으로 ‘내 길은 내가 만들어가’라는 모토로 컨셉을 잡아 핸드폰 케이스를 제작했어요.

 

  (액자로 제작된 사연들)

 

(핸드폰케이스로 제작된 그림 사연)

 

드로잉작업을 통해 제품제작도 조금씩 진행중이신 걸로 아는데 본격적인 상품판매는 어떻게 진행하실 예정이신가요?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고 핸드폰케이스랑 도장은 온라인상으로 판매 진행중이에요. 또 작업한 제품들은 카페 전시공간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연남동에 있는 헬로인디북스, 북티크, 이대 앞에 있는 괜찮은 책방 그리고 독립서점에도 입점되어 있어요.

 

앞으로의 사업방향이나 포부 등을 설명해 주세요.
현실에 충실하고자 해요. 책 출간에 대한 제안이 들어와서 드로잉 책을 내려고 하는 게 개인적인 준비 및 포부에요. 또 <들어주는 드로잉>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우는 게 많아 이를 통해 전시를 하거나 강연을 해보고 싶어요.

 

 

드라이드로잉을 진행하는 데 있어 종이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는 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그런 통로역할을 해줬고 저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줘서 종이는 저에게 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튜디오비랩은 함께일하는재단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6기로 활동하고 있으며, 1년 동안 공간지원, 멘토링 등 다양한 창업활동을 지원받았습니다. 사람들이 이야기 할 곳이 되어주는 그림 대나무숲이 되어준다는 소셜미션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