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느린학습자가 학업에서 소외되는 일 없게 하는 문해학습, 텍스트에와이파이를켜자

 

인터뷰. 텍스트에와이파이를켜자 ㈜서감도 강병재 대표

글/편집. 운영지원팀 민세희 선임매니저

 

 

안녕하세요. 텍스트에와이파이를켜자라는 팀명이 독특한데 하고 계신 일이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슬로건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되고 회사이름은 서감도에요. 책을 잘 읽자는 슬로건이죠. 와이파이 통신이 잘 터져서 인터넷이 잘 되는 것처럼 텍스트도 와이파이처럼 잘 터지기 바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저희 기업은 청소년 문해교육을 하고 있는데 특히, 느린학습자 문해교육이 주된 사업내용이에요. 문해교육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한국 청소년의 80만 명 정도가 느린학습자들이에요.

(*느린학습자: 보통 지능지수를 70이하, 71~84, 85이상으로 나누는데 70 이하는 지체장애, 71~84는 경계성 지능(느린학습자), 85이상 일반지능을 말한다)

 

문해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는 무엇이고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어려서부터 소설이나 글 쓰는 쪽에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회원국을 대상으로 성인 문해능력을 조사한 자료가 있는데, 조사 결과 우리나라가 최하위권에 속했어요. 그 사실을 접하고 좀 충격을 받았는데, 그때부터 문해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사업의 계기가 되었어요.

 

문해교육이 필요한 대상층이 많을텐데 특히, 청소년 대상층으로 특정한 이유가 있으신 건가요?

2007년 정도부터 문해능력 향상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가 2017년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진행했던 초등학력인정 교원연수에 참여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글을 읽지 못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힘들게 살아오신 얘기와 그분들에게 문해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애쓰신 분들의 이야기에 아주 진한 감동을 받았어요. 그러다 어르신을 위한 문해교육은 많아졌는데 정작 학교에서 공부하는 친구들 중에 문해능력이 떨어지는 친구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선생님께서 한 명 한 명 모두를 돕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 사업을 해보자고 결심했죠.

 

“어르신을 위한 문해교육은 많아졌는데 정작 학교에서 공부하는 친구들 중에 문해능력이 떨어지는 친구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 사업을 해보자고 결심했죠”

 

 

대상층 섭외는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가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인 안양의 동안청소년수련관에서 초등~중등반을 개설해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는 느린학습자만 반편성을 하지 않았는데, 가을 학기부터는 느린학습자반을 따로 개설할 예정이에요. 보통 수강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인데, 읽기를 배우려는 목적과 독서를 배우려는 목적이에요. 느린학습자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느린학습자를 위한 일 대 일 멘토링 서비스를 지자체 등에 제안 중이에요. 이를 위해 교사 양성 과정도 운영할 예정이에요.

 

교육 후에 문해능력 향상 같은 능력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나 지표가 따로 있나요?

온라인 시스템으로 진단하고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문해능력을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온라인 시스템은 당장 어려워서 진단, 평가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사실 진단, 평가는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에요. 결이 좀 다른 국어시험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문해교육 사업을 사회공헌과 연계해 진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해교육은 글을 읽는 능력이에요. 글을 읽는 능력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잘 읽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죠. 영국에서 정부에서 보내 온 행정문서를 읽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있어서 쉬운 글을 쓰자는 운동이 펼쳐진 적이 있었어요. 문해교육이 필요한 대다수는 소외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렇게 문해교육이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부분과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문해교육이 필요한 대다수는 소외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렇게 문해교육이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부분과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문해교육에 있어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많이 읽는 것보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읽기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희 읽기교육 프로그램은 기본과정이 6개월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이 기간도 부족한 데 말이죠. 읽기의 전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런 것을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강의를 하시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주세요.

문해능력이 떨어지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있었는데요, 읽기를 배우기보다 당장 시험에 필요한 수학학원이나 영어학원에 가기 위해 문해교육을 중단하게 되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느린학습자의 경우는 읽기가 최우선이어야 하는데, 다른 공부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쉬워 보이는 읽기공부는 뒷전이거든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통한 지원은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재단의 지원을 받아 교재와 교구제작을 진행하였고, 이제 본격적으로 교육을 준비하고 있어요. 직원 1명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리고 문해교육을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사업의 내용을 잘 알릴 수 있는 홍보영상을 만들었어요. 또한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문장 특강 등 공개 강의로 사람들과 만나 사업을 알리고 있고요. 공개 강의가 필요한 분은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통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재단에서 연초에 진행한 교육들이 참 좋았어요.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있어서 전에 사회적기업 관련 특강도 여러 차례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재단처럼 생동감이 있는 강의가 많지는 않았거든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또한 경험이 많은 멘토님들의 따뜻한 안내가 큰 힘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끝까지 편안한 도움을 주실 것이라 믿고 있어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중간지원 조직 중에서 특별히 함께일하는재단을 선택한 이유는 재단의 명성이 한몫했던 것 같아요.

 

“교육 프로그램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크게 도움을 받았어요. 또한 경험이 많은 멘토님들의 따뜻한 안내가 큰 힘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끝까지 편안한 도움을 주실 것이라 믿고 있어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중간지원 조직 중에서 특별히 함께일하는재단을 선택한 이유는 재단의 명성이 한몫했죠”

 

 

앞으로 기업의 목표나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첫째로, 최대한 느린학습자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성인 문해교육에서도 문해능력을 갖추지 못한 이유 중의 가장 큰 것이 교육의 기회를 놓친 것이에요. 청소년 문해교육도 마찬가지이고요. 문해능력이 부족한 친구들을 많이 만나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어요.

둘째로, 읽기과학 프로그램을 일반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알리고 싶어요. 느린학습자뿐만 아니라 일반 청소년들도 문해능력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자기주도학습의 출발점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여력이 된다면 저희 텍스트 이해 기술을 자연어처리 분야에 접목하여 서술형, 논술형 채점이나 작문 평가 등에 기여하고 싶어요. 또한 기존 텍스트를 누구든 읽기 쉬운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인공지능 기술도 개발하고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최대한 느린학습자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고 읽기과학 프로그램을 일반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알리고 싶어요. 또한 기존 텍스트를 누구든 읽기 쉬운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인공지능 기술도 개발하고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텍스트에와이파이를켜자는 청소년 느린학습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이 학업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소셜미션을 가진 기업입니다. 텍스트에와이파이를켜자는 함께일하는재단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8기로 선정되어 공간지원, 멘토링 등 다양한 창업활동을 지원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