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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사이클 1세대 대표주자, 재활용 시스템을 바꾸다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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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사이클 1세대 대표주자, 재활용 시스템을 바꾸다
[인터뷰] 버려진 자원과 버리는 마음을 터치하는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
 
글. 운영지원팀 권오철 매니저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되던 2007년, 사회적 변화의 바람을 느낀 정치학도 박미현씨는 사회적기업을 알기 위해 세미나에 참가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만난 팀원들과 환경 분야에 대해 토론하며 사회적기업을 모델링한 것이 ‘터치포굿’의 전신이 됐다. 재활용 쓰레기를 천대하던 시절을 버티며 업사이클이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이끌어낸 터치포굿의 박미현 대표를 지난 10일 만났다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가 서울새활용플라자 내 소재은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버려진 자원과 버리는 마음을 터치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라며 박 대표는 터치포굿의 소셜미션을 설명했다. 터치포굿은 이러한 미션을 품고 현재 4가지 사업을 진행한다. 이미 버려진 자원이 소각·매립되는 것을 방지하는 ‘업사이클링 디자인’, 기관과 기업이 지속해서 폐기하는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CSR 캠페인을 기획하는 ‘리싱크(Re-Sync) 솔루션’,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습관을 만드는 ‘도시형 환경교육’, 90여종의 활용 가능한 소재를 발굴하고 가공 노하우를 통한 업사이클 기술을 연구하는 ‘업사이클 연구소’가 대표적이다.

– 창업 초창기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10년 전에는 사회적기업육성법도 초기였고 저도 창업이 처음이라 정보가 많이 부족했어요.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와 의지는 있었는데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웠죠. 마침 2009년 4월에 함께일하는재단이 주최한 G마켓 공모전에 참가해서 계획을 실행할 수 있었어요. 멤버들과 현수막을 구하고 아이디어를 짜고 가방을 만들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최종심사 때 3가지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한 경험으로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 상금이 초기 운영자금이 되어 기업 활동을 시작했어요.”

– 창업 아이템으로 왜 재활용을 선택했나.
“당시 환경문제에 관심 있던 사람들이 모였기에 자연스럽게 쓰레기 문제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어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싶었고, 그 시작을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 정했어요. 당시에 저는 환경교육을 하고 싶었지만 먼저 시작할 수 있는 일은 패션디자인이었어요. 공동창업을 하면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이 분명 있어요. 모두가 똑같은 그림을 그릴 수는 없어도 어떤 목표를 향해 갈지 사업의 순서를 잘 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창업 10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10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어요. 사실 매순간 위기와 고비가 있었어요. 초창기 패션디자인 사업을 평가하니 쓰레기 배출을 지연하는 것이지 막는 일은 아니었어요. 소셜미션에 비해 하고 있는 일이 작다고도 느껴졌지요. 여러 고민을 하던 중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폐기되는 자원을 업사이클 제품으로 만들어 다시 기업이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폐기물 발생 0%를 위해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바꾼다는 의미로 리싱크(Re-Sync) 솔루션 사업이라고 이름을 정하고 2013년 런칭했어요. 대표적인 사업 사례는 아모레퍼시픽에서 피부를 건강하게 했던 화장품이 다시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컨셉으로 화장품 공병을 훌라후프와 줄넘기로 다시 만들어서 활용한 것이에요.

 

터치포굿이 제작한 화장품공병을 업사이클한 줄넘기

수많은 고민과 생각이 쌓여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해요. Re-Sync 솔루션을 구상하면서 우리의 사회적 가치가 더 커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사회적기업은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일보다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지난 5월에는 재활용 산업을 지식 산업으로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어요. 그동안 재활용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상표권 등록뿐만 아니라 실용신안 출원과 특허에도 많이 도전했는데 그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조언 한마디.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면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정말 깊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해요. 창업 아이템보다 사회적 문제를 먼저 고민해야 더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비장한 각오로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고, 내가 왜 이 문제를 해결하는가를 우선 생각해야 위기가 있을 때도 헤쳐 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초창기 G마켓 공모전 때 심사위원이 했던 말 중 ‘너희의 샘플은 별로지만 하겠다는 의지를 높이 산다’고 하셨어요. 일을 잘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일은 잘될 거예요.”

 


소방호수, 컴퓨터 부품, 잉크통 등으로 만든 상폐들. 각 상폐마다 더 큰 의미가 부여된다

 


– 앞으로의 10년, 목표와 방향은?
“터치포굿의 사업팀이 각자의 영역에서 성장해 환경교육이나 컨설팅사업을 많은 사람이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업사이클 분야가 정말 힘들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전망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업사이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이 분야를 대표하는 업사이클 지원재단을 만들고 싶어요. 재단 출연을 위해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받아야겠지만 기대가 커요.”

 

 

재활용 분야에 가치를 담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터치포굿’. 올해는 서울 성동구 새활용플라자 내 전체 교육 프로그램과 소재은행 운영을 맡아 많은 이들에게 환경 문제와 해결 방안을 알린다고 한다. 환경과 사람의 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는 이들의 목표가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