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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활동
청년 디자이너가 민화를 그리게 된 사연은?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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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적 디자인의 대중화 꿈꾸며 민화풍 초상화를 그리는 ‘로카’ 김명순 대표

 

글. 운영지원팀 권오철 선임매니저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청년 창업가들은 도전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한국적인 디자인의 대중화를 위해 민화풍 초상화를 그리는 청년 디자이너 ‘로카(Loka)’ 김명순(29) 대표도 그중 하나. 한국의 미(美)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김 대표의 이야기를 통해 청년 창업가의 길과 생각을 공유합니다.

 

<한국적인 디자인의 대중화를 꿈꾸는 청년 디자이너 김명순 대표를 지난 18일 만났다>
 
“한국의 전통 그림은 촌스럽고 난해하다는 편견을 해소하고, 한국적인 디자인이 아름답다는 것을 즐겁고 재치있게 알리고 싶어요.”

 

<장호작도(김명순 作) / 뚱뚱한 호랑이는 ‘관료’를 나타내고 까치는 ‘서민’을 뜻한다.
똑똑한 까치들이 우둔한 호랑이를 놀리고 있는 모습>

 

우리에게 익숙한 ‘까치와 호랑이’, 과거 민중들이 보고 느낀 모습을 여과 없이 그린 민화는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한국 추상회화 1세대이자 103세의 나이에도 현역인 김병기 화백은 “민화야말로 진정한 우리 그림”이라며 민화가 우리의 정서와 감각을 담은 한국화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민화를 그리는 인구가 2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 민화의 예술성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서민이 그린 비전문적인 그림이라 평가받던 민화가 다시 새로운 관심을 받는 것입니다.
김명순 대표는 민화의 익살과 해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국내 유일의 민화아트페어인 ‘제2회 대한민국 민화아트페어’에 참가했으며, 지난 5월에는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 ‘너와 나의 민화 디자인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민화를 대중들에게 안내하기 위해 ‘제2회 대한민국 민화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김 대표는 창업 전, 텍스타일(textile) 디자인을 전공해 원단 혹은 사진에 들어가는 패턴과 이미지 디자인을 공부했고 졸업 후 LG패션에서 디자인 부분 인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해 서울패션위크 참가, IT기업의 웹 디자인 및 개발자로 근무하는 등 디자인 관련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서도 무엇이 목표인지, 어떤 그림을 계속 그려야 할지 의문이 풀리지 않았어요. 다양한 경험을 한 뒤 한국의 아름다움을 그림을 통해 알리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어 김 대표는 2017년 11월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고, 2018년 1월 청년큐브 예대캠프에 입주한 후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8기에 선정돼 함께일하는재단의 창업 지원을 받으며 생각을 구체화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뜨겁고 따뜻한 기억을 담겠다는 의미로 ‘뜨뜻’이라는 민화풍 초상화 인터넷 쇼핑몰도 런칭했습니다.
“생각보다 수익이 많이 나진 않아요. 하지만 창업 후 제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는,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방향을 잡았어요. 사회에 대한 시야가 더 넓어졌지요. 함께일하는재단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사업비도 지원받으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어요.”
함께일하는재단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소셜벤처 인큐베이팅센터를 설립해 공부의 신, 터치포굿, 트리플래닛, 빅워크, 열정대학, 명랑캠페인 등 소셜벤처를 육성했습니다. 재단은 2017년 기준 총 205개 팀을 육성해 33개 팀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4개 팀이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김 대표는 1인 창업가로 세금, 법,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이해하며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게 되었고 한국의 예술 분야, 특히 민화와 같은 옛것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사회적 문제를 인지했습니다.
“민화풍 그림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의미 있게 그리고 싶었어요. 한국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삼선슬리퍼, 등산복 차림, 네모반듯한 백팩 등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요. 그림에 스토리를 담아 알리는 일을 하려 해요.”

 

<한국 겨울비(김명순 作) / 르네 마그리트 ‘골콩드’를 패러디한 작품.
똑같은 롱패딩을 입고 다니는 현대인을 풍자한 그림>

 

민화의 매력은 과하게 꾸미지 않아 부드럽고 일상생활을 표현하는 것이라 말하는 김명순 대표. 그는 일반 대중들도 민화를 즐길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 미술과 예술의 대중화를 꿈꿉니다. 젠 스타일, 북유럽 스타일처럼 한국도 한국만의 디자인 스타일이 정립되길 바란다는 청년 김명순 대표는 지금도 한국을 알리기 위해 붓을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