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소식
엄마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2016.05.31
엄마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글. 심재군 / 경영기획팀)


지난 5월 27일, 대학로 소극장에서 미혼 엄마들이 직접 만든 연극 ‘미모되니깐’ 시즌2가 공연 되었다. 이 연극은 미혼 엄마들이 실제로 겪은 사연들을 바탕으로 미혼모가 직접 연기하며 관객들과 함께 문제점을 느끼고 대안을 찾아보는 완성도 높은 연극이다.

 

대부분의 미혼 엄마들이 직업이 없거나 비정규직 등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하고 있으며, 절반이 넘는 수가 월 100만원 이하의 수입에 의존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함께일하는재단, 명랑캠페인, 기억발전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번에 ‘미모되니깐’ 시즌2를 준비했다.

 

이 연극에는 미혼 엄마들이 받아야 하는 서러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이의 아빠가 ‘왜 허락도 없이 혼자 아이를 낳았냐’며 화를 내고는 양육비는 고사하고 입양 보낼 것을 제안하는가 하면, 겨우 취업한 회사에서는 아이가 아파도 휴가도 쓰지 못하고 직장 상사와 동료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하고, 어린이집에서는 나쁜 영향을 받는다며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겨줄 것을 부탁받기도 한다. 또 현실과는 한참 동떨어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지원제도 등. 관객들은 공연 내내 미혼모들이 받아야 하는 불합리함과 주위 사람들의 냉랭한 시선에 답답하고 분한 마음을 꾹 참아야 했다.

 

연극이 끝나고, 김현정(연극공간 해 부대표, 한양대 겸임교수) 연출가는 관객들에게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지’ 묻는다. 양육비를 안 주는 아이의 아빠에게, 손자로 인정하지 않는 시어머니에게, 딸 자식으로 여기지 않는 아버지에게, 주위 사람들에게는 이혼녀라고 둘러대라는 남자친구에게, 남의 일인 양 큰소리로 떠들어대는 동사무소 직원에게 관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안을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내 생각은 깊어지고 생각했던 대안은 조금씩 부서진다. 한두 명이 바뀐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연출가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미혼 엄마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기 위해 연극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연극은 당초 예정되었던 8시 공연이 순식간에 전석 매진이 되어 많은 분들의 요청으로 오후 4시 공연을 추가 편성할 정도로 사전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공연을 놓쳤다면 다음 공연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다음 공연은 6월 24일 저녁 8시, 양천구 해누리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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