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를 빛낸 K-뷰티의 힘
- 2016.05.31
(글. 이은수 / 베네핏 매거진 에디터)
올해 초 미국의 한 잡지에 K-뷰티 열풍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 국내 화장품 등의 기능적 우수성을 소개하는 여타 기사와 달리 해당 잡지는 화장품을 바르는 방식 자체에 주목했다. 내용인즉슨, 단계마다 정성을 다해 화장품을 바르는 한국식 스킨케어는 일종의 ‘의식(ritual)’으로, 이를 통해 삶에 활력을 얻고 정서적 환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완벽히 일반화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 보이는 주장이지만, 기사 자체가 지니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자신을 꾸미는 활동에는 분명한 힘이 있다는 것. 사실 굳이 전문적인 자료나 통계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헤어스타일을 살짝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꼭 그 앞에 ‘K-’를 붙이지 않더라도 여자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누구나 뷰티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있다. 아름답다는 것은 단순히 외모에만 그치는 일이 아니라 나아가 삶 전체를 윤택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척박한 땅으로만 그려지는 캄보디아 역시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앙코르 와트의 숨결이 느껴지는 도시, 캄보디아의 씨엠립에 자리 잡은 ’로터스 희망 미용센터’는 아름다움의 힘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장소이다.
사단법인 로터스 월드는 국내외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설립된 국제개발 NGO로 2002년부터 캄보디아를 비롯해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로터스 희망 미용센터 역시 이런 활동의 하나로, 2011년 설립 이후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하는 빈곤,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무상으로 직업교육을 제공하여 이들의 경제적 자립 기반 마련을 돕고 있다.
로터스 희망 미용센터는 무상으로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미용기술학교와 유상으로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업 미용실이 결합한 형태의 사회적기업이다. 총 3층 규모로 1층에서 직영 미용실 L Beauty를 운영하며 2층과 3층에 청소년 교육장 및 실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직영 미용실에서 발생한 수익을 미용기술학교에 재투자하여 지속적인 사회공헌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교육은 지역 내 17~23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한국의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 등의 미용기술 등을 제공한다. 2016년 초까지 총 7기에 걸쳐 로터스 희망 미용센터가 배출한 졸업생은 약 130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L beauty 또는 외부 미용실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센터는 이러한 성과를 확대하고 나아가 캄보디아 최고의 미용 기능인 양성 기관 및 미용 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GSAP 사업을 새로운 성장 발판으로 삼았다. 이들은 먼저 교육과 서비스 품질의 향상 방안을 마련했다. 미용기술 교육을 세분화하고 최고급 한국 미용 재료 및 장비 등을 구매하여 교육생의 전문성을 높였다. 특히 캄보디아 직원들이 기술적 어려움을 겪는 네일아트 분야의 경우 한국인 전문가를 초빙하여 현지 멘토링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미용실 내 화장실을 리모델링하여 쾌적한 환경을 마련하고 POS 시스템을 구축하여 회계 자동화 및 투명화를 실현했다.
한편 로터스 희망 미용센터는 기존 한국인 대상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점점 현지인에게 초점을 맞춘 전략을 펼쳐나갔다. 시엠립 지역 관광안내책자 및 지도나 대중교통 홍보간판, 가격입간판 등을 통해 광고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할인쿠폰과 멤버십 카드 등을 발급해 체계적인 고객 관리를 시도 중이다. 그 결과, 현지인 고객 수 및 1일 매출액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긍정적인 성과를 올렸다.
이외에도 센터는 행정, 통역, 학생관리, 마케팅을 전담하는 인사를 구성했다. 동시에 정기적인 주, 월간 회의를 도입해 구성원간 수평적인 소통구조를 확립 중이며 개별 면담 등을 진행해 교육 및 운영 과정에 건의사항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한다. 여러모로 전문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캄보디아 내에서 전문 미용학교 출신 미용사의 월평균 소득은 단순 서비스 산업 종사자의 2배 이상에 달한다. 그 경제적 효과가 높은 만큼 취약계층을 고용할 경우 빈민 가족 공동체가 안정화 될 가능성 역시 커지는 셈이다. 이렇듯 로터스 희망 미용센터는 이용객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것은 물론 전문 산업인력을 양성해 그들의 삶까지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교육생들은 한발 더 나아가 무상으로 받은 혜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로 매주 토요일 현지 고아원, 빈민가, 시골학교 등을 방문해 미용봉사를 시행하고 있다. 좋은 의도와 전문적인 인프라의 결합이 확실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그 지속가능성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힘은 앞으로 로터스 희망 미용센터의 성장에 따라 얼마든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캄보디아의 미래 역시 좀 더 아름다워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GSAP는 KOICA가 주최하고 함께일하는재단이 주관하는 지구촌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프로그램입니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개발도상국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교육 및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자활 기회 등을 제공하여 사회 통합과 나아가 지역사회 개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베네핏은 총 7회에 거쳐 해당 프로그램을 비롯해 6개의 육성 기업 및 단체를 소개합니다.
※ 이 글은 베네핏 매거진에도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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