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소식
관객의 응원에 용기를 얻은 미모 엄마들의 현장, 토론연극
2015.11.27
관객의 응원에 용기를 얻은 미모 엄마들의 현장
토론연극 <미모되니깐>


미혼모들의 목소리로 살아있는 이야기를 직접 듣고 볼 수 있었던 토론연극 <미모 되니깐>(제작 명랑캠페인)이 지난 20일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미혼모는 자기 아들을 쉽게 지워버리는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엄마’라는 사실을 얘기하고 싶으니까”
임신부터 출산, 나 홀로 육아까지 상처받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무대 위에 고스란히 꺼내놓은 7명의 어린 엄마들. 두려운 마음에 무대를 오를까 말까 고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라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첫 대목부터 객석을 꽉 채운 300여명의 관객들의 응원의 힘이 느껴졌다.
 
아빠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미안함과 사랑의 메시지, 몰래 아기를 낳고 찾아갔지만 말없이 품에 감싸 안아준 할머니의 사랑에 어린 엄마 배우도 관객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가족들의 사랑 속에 축복받는 옆 방 엄마의 출산과 대비되는 나 홀로 출산, 거기다 “아기 키우실래요? 입양 보내실래요? 애가 어릴 때 일수록 입양 보내는 게 좋아요”라는 말에 선택의 기로에 선 엄마. 힘든 생활고에 지원을 받고 싶지만 턱없이 부족한 제도, 일도 하고 싶고, 친구도 사귀고 싶지만 좀처럼 받아주지 않는 사회. ‘미혼모’라는 딱지로 죄인 아닌 죄인처럼 살아가는 엄마들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토론 연극이 이어진다.
 
▲관객과의 토론시간            
▲관객(右)이 직접 극에 참여하여 갈등 상황을 바꿔보는 장면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김현정 연출가의 진행으로 ‘왜 나 몰라라 하는 남자친구에게, 혹은 시어머니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지 못했을까.’ ‘왜 아빠가 없는 게 나쁜 거냐고 묻는 아이에게 어린이집 선생님은 이렇게 밖에 대처를 못했을까.’ ‘왜 법은 이렇게밖에 안 되는 걸까.’ 여러 질문이 오가는 가운데 객석 안에서 다양한 해답과 방법이 제시되었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극의 상황을 바꿔보는 시간이 진행되었다.
 
가장 많은 지적을 당한 건 역시 시어머니와 남자친구 역. 한 남성 관객은 남자친구를 향해 “그렇게 살지 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고, 몇몇 여성 관객들은 실제 엄마들을 대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극에 참여한 관객들은 하나같이 역할에 빠져들어 그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당당하게 맞서는 여자친구, 며느리로 대변해주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어린 엄마들은 되려 용기와 힘을 얻었다. 배우로 참여한 한 엄마는 “연극을 하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내일은 저희 아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부모님께 보여드리러 가려고 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뜨거운 응원과 포용력으로 함께한 시간.
평소 미혼모에 관심이 많았다는 관객 이은영님은 인터뷰를 통해 “공연을 통해 좀더 구체적으로알게 되었고, 미혼모인 당사자들에게 당신들이 무언가를 했어야 한다고 사회가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지원, 법률적인 지원, 사회적인 지원들을 먼저 나서서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건 아니잖아요. (배우분들에게) 용기 내 주셔서 감사하고요. 아이들과 행복하세요!”라고 공연소감을 밝혔다.
 
배영진님은 “한국에서 직장맘이나 전업맘이나 엄마로 사는 게 쉽지가 않거든요. 근데 아기를 입양 보내거나 지우거나 하는 여러 유혹이 있었을 텐데도 어떤 도움도 없는 상태에서 아기를 낳아서 키우고자 하는 모습이 대단하고, 정말 용기 있고, 훌륭한 엄마들이라는 거 오늘 연극 통해서 알았으니까 파이팅 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저 출산 고령화 시대, 낙태가 만연하고 전 세계적으로 생명을 경시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가운데, 용기를 내어 아이를 선택하고 책임지겠다고 하는 사람들. 우리 사회에서 시급한 건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선택한 삶을 존중 받고 인정받아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마음 놓고 드러내놓을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의 포용력이 커져서 다양성이 존중되길 기원하는 마음이 토론연극 <미모 되니깐>을 통해 전해졌던 무대였다.

* '해피당당맘 캠페인'은 함께일하는재단의 라이트어램프 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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