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과의 연대를 통해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가이드협동조합
- 2018.07.18
지역과의 연대를 통해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가이드협동조합
인터뷰. 가이드협동조합 호기헌 대표, 조완호 이사, 이윤미 이사
글/편집. 운영지원팀 민세희 선임매니저
(왼쪽부터 순서대로 가이드협동조합 조완호 이사, 호기헌 대표, 이윤미 이사)
안녕하세요. 가이드협동조합에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기헌: 저희 협동조합은 20여 명의 관광통역사로 구성된 협동조합이에요. 관광통역사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 여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요. 보통 1년에 적게는 수 백명에서 많게는 수 천명을 만나기 때문에 누구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저희는 그런 현장감을 바탕으로 한국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하고, 필요한 경우 컨설팅까지 하는 조직이에요. 기업체나 학회 손님으로 오신 외국인을 위한 문화강의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관광업에 관심을 갖게 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헌: 이전에 회사를 다닌 경험이 있는데 제 개인적인 성향이 관광통역사와 잘 맞았고 큰 기대나 뜻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의 비즈니스 기회가 있는 것이 보여서 오게 됐어요.
윤미: 저는 디자인과 영상작업 하다가 진로를 전환해 보고자 외국인을 만나게 되면서 우리나라 관광 체계가 부족한 점을 알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일하면서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쪽 분야에서 일하게 됐어요.
완호: 이전부터 외국인들을 만나는 일을 하다가 한국을 알리는 일을 내 방식으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사업의 형태가 있을텐데, 협동조합이라는 방식을 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기헌: 다른 형태로 운영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희가 원하는 관광이라는 게 한 개인이 잘해서 운영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대신에 한 사람 한 사람의 다양한 경험을 자산으로 봤고 외국인을 만나본 경험들을 토대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모형이 협동조합이라는 형태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해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어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외국인을 만나본 경험들을 토대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모형이 협동조합이라는 형태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해 협동조합을 설립했어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잘 맞는 것 같아요”
가이드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계신 건가요?
기헌: 저희들 비즈니스 자체가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하지는 않고 있어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저희의 고객이고 외국인 바이어나 직원들과 업무가 많은 기업체 담당자 분도 저희들의 고객이에요. 외국인이 외면한 외국인 관광은 없다는 생각으로 외국인 대상 가이드에 집중하고 있고 이런 부분들이 역으로 내국인에게도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윤미: 가이드협동조합에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외국인들을 대해본 현장경험이 많아 이를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외국인들을 어떻게 하면 한국에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다시 재방문을 유도할 것인가가 저희의 출발점이에요.
“외국인들을 어떻게 하면 한국에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다시 재방문을 유도할 것인가가 저희의 출발점이에요”
관광사업 분야에서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국내에 많이 있는데 가이드협동조합만의 차별화될 만한 강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기헌: 저희가 가지고 있는 차별성은 강력한 현장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관광시장에서 실제로 외국인들을 상대해 본 경험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 계층은 저희 관광통역사들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현장감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완호: 예를 들어, 축구중계도 현장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진행하는 게 경험이 없는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런 부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한국 관광이 어떤 부분에서 외국인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기헌: 제가 지난 7년 간 외국인들과의 경험을 통해서 체득한 사실은 한국이라는 나라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외국인들에게는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이었어요. 흔히 한국은 볼거리가 없다고 하지만 한국은 참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을 하면서 어떤 장소가 마음속에 오래 남게 되는 것은 자연에서 받는 감동보다 사람을 통해 전해 듣는 이야기에서 받는 인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우리는 놀라운 사회적 자원을 이미 많이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외국인은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지만 경제성장의 모습을 높은 빌딩 말고는 보여줄 수 없었죠. 최근 저희들이 개발한 을지로투어는 그런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을지로3가 근처 산림동과 입정동 일대는 1970~80년대 기계 산업의 산실이자 한국 제조업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수의 공장이 밀집해 있어요. 을지로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외국인들은 서울 같지 않은 서울의 신기한 모습에 놀라 처음에는 그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사장님들이 직접 들려주는 본인들의 살아있는 생생한 경험을 통해 산업화의 저력이나 원인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죠.
외국인 관광객들이 궁금해 할 만한 요소인 한국의 성장스토리가 많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자신이자 한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들을 잘 발굴해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춘 작업을 하는 게 저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궁금해 할 만한 요소인 한국의 성장스토리가 많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자신이자 한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들을 잘 발굴해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춘 작업을 하는 게 저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관광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하셨는데, 국내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윤미: 현재는 양평과 을지로쪽에서 도보로 볼 수 있는 투어 관광상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요.
기헌: 저희는 투어 관광상품 외에 강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강연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을 주제로 진행하고 계신가요?
기헌: 앞서 말씀드렸듯이, 주로 외국인과의 교류가 있는 곳에서 진행하는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개괄적인 발표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어떤 사업을 수행하기 전 외국인 관계자가 한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경우 저희들이 한국을 소개해 주는 거에요. 이번에 한 기관에서 한국, 독일 대학원생 학술교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때 한국문화에 대해서 소개하고 강의를 했어요.
이와는 별도로 관광가이드를 위한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계속적인 교육을 통해 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향후에는 개인여행사 설립, 외국어 해설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 업계 종사자나 취업지원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강좌도 개설할 생각이에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통해 재단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기헌: 저희들이 사업적인 경험이나 노하우는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재단의 도움을 받고 싶어요. 이와 관련된 분야에서 자문을 구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생겨 멘토분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데 피드백이 빠르고 중간에서 연계를 잘 도와주셔서 좋아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관광통역사들이 자신의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안내를 도와주는 역할을 저희가 할 수 있길 바라요.
많은 중간지원 조직들이 있었을 텐데, 그 중에서 재단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기헌: 무언가 새로 시작하게 되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재단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분위기가 좋아요. 저희도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시스템 보다는 따뜻하게 사람을 품어줄 수 있는가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재단은 사람을 대하는 마음의 여유가 있고 경험이 많은 기관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어요.
가이드협동조합이 사회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기헌: 여행사는 수익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사람이나 지역의 이야기를 다룰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해요. 그래서 저희 협동조합은 지역에 계신 분들과의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에 대한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부분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달해요. 한 예로, 관광을 하면서 을지로에서 오랫동안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님께서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런 형태의 관광은 사람들의 마음에 더 오래 남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형태의 관광이야 말로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윤미: 젠트리피케이션에 대조된 투어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 뜻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 관광지가 되어 버림으로써 실제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위협받는 경우를 말해요. 저희는 실제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익이 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해요.
기헌: 보여주기가 아닌,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기, 머무르기에 초점이 맞춰진 투어가 저희들이 지향하는 투어의 모습이에요.
“여행사는 수익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사람이나 지역의 이야기를 다룰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해요. 그래서 저희 협동조합은 지역에 계신 분들과의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에 대한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부분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달하고 있어요”
가이드협동조합의 향후 목표와 방향성에 대해 알려주세요.
기헌: 실제 많은 관광통역사들이 배출되지만 관광산업에 적응이 어렵고 초보적인 단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이 분들을 안정적인 구조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을 저희 1차 목표로 생각하고 있어요. 가이드가 안정적인 구조에서 일할 수 있어야 관광을 하는 분들도 좋은 관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광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광통역사의 직업적 안정화를 가져오고 기존 지역사회와 사람, 지역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지향점이에요.
“관광통역사분들이 안정적인 구조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을 저희 1차 목표로 생각하고 있어요. 가이드가 안정적인 구조에서 일할 수 있어야 관광을 하는 분들도 좋은 관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이드협동조합은 외국인 방한객이 한국을 재방문할 수 있는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소셜미션을 가진 기업입니다. 가이드협동조합은 함께일하는재단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8기로 선정되어 공간지원, 멘토링 등 다양한 창업활동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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