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소식
네팔 사회적기업의 허브, S.E.A. 센터
2016.05.23
네팔 사회적기업의 허브, S.E.A. 센터
(글. 이은수 / 베네핏 매거진 에디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날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사회적기업가들. 때로 힘들고 지치지만, 그들이 계속해서 도전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역할을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담당할 수도 있지만, 때로 그들보다 더 크고 든든한 비빌 구석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다. 언제나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해 열려있는 S.O.S 창구, 위탁운영기관들이다.
 

함께일하는재단을 비롯해 사회연대은행 등 위탁운영기관들은 사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숨은 주역이나 마찬가지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위탁 운영하는 이들은 창업팀에게 창업비용, 공간과 같은 물질적인 지원부터 각종 정보와 멘토링, 네트워크, 응원의 메시지 등 무형의 것까지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국내에는 1,500여 개에 달하는 사회적기업을 비롯해 각종 소셜 벤처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소식을 전해주곤 한다.



 

한편 사회적기업의 성공적인 자립을 위한 육성 기관의 필요성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사회 문제의 해결을 목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그 역할을 담당해줄 기관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특별히 네팔을 위해 나선 사람들이 있으니, 네팔 사회적기업 활성화 센터(Social Enterprise Activation Center, 이하 S.E.A. Center)이다.
 

네팔은 국민의 1/4가량이 하루 생활비 1.25 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국가이다. 동시에 국가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 이주 노동자가 벌어들이는 외화가 차지한다. 매년 30여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귀국 후에도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다시 해외로 눈길을 돌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자국 사업을 운영하는 일이 절실하다.



 

S.E.A. 센터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사회적기업 겸 육성기관이다. 2013년 KOICA의 지원을 힘입어 성공회대학교와 국내 사회적기업 트레블러스 맵,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그루, 오요리 아시아 등이 힘을 합쳐 설립했다. S.E.A. 센터의 설립 목적은 간단하다. 바로 네팔 내 초기 단계의 사회적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S.E.A. 센터는 공정무역과 공정여행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센터 내에서 공정무역 샵 Mitini를 비롯해 Cafe Mitini를 운영하고 있으며 네팔 현지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직업 교육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네팔 국내 여성과 저소득층 청년들은 일자리를 얻는 등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S.E.A. 센터는 육성기관으로서 2015년 5월, 1호 인큐베이팅 업체이자 공정무역 기업 MAP-Nepal을 성공적으로 독립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네팔 사회 저변에서 변화를 위한 싹을 틔우고 있는 S.E.A. 센터. 이들의 역량은 지난 1년 동안 더욱 탄탄해졌다. 함께일하는재단과 KOICA가 함께 하는 지구촌사회적기업 육성사업, GSAP를 만났기 때문이다.
 

GSAP를 통해 S.E.A. 센터는 네팔 내 유일한 사회적기업 육성기관이자 제일의 단체로서 그 면모를 갖춰나갔다. 먼저 이들은 네팔 여성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바리스타 교육을 비롯해 봉제 교육, 사회적기업가 학교 등의 수업이 개설되었으며 약 100여 명이 참가하여 각자의 업무능력 등을 향상시켰다. 앞으로도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은 양적, 질적 강화를 통해 네팔 자국민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유료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센터의 수익 구조도 마련하고자 한다.



한편 S.E.A. 센터는 GSAP 사업을 거치며 네팔 내 사회적기업 내 허브의 역할도 더욱 견고히 다졌다. 대표적인 예는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으로, 이를 통해 아직 대지진으로 인한 상처가 곳곳에 남아 일할 공간이 부족한 네팔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Map-Nepal을 비롯해 Welcome to my yard에서 운영하는 릭샤 커피와 DD 카페 등에 컨설팅을 제공하였으며, 그 결과 DD 카페의 경우 매출이 30%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S.E.A. 센터의 자체적인 활동 역시 좋은 결과를 끌어내고 있다. Cafe Mitini의 경우 지속적인 신 메뉴 개발과 인근 대사관, NGO 등을 대상으로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의 성공으로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Mitini Shop은 봉제 및 디자인 수업을 이수한 학생들과 함께 자체 브랜드 Production Mitini를 출시하고 패션 소품과 리빙 용품 등의 상품을 개발해 나가고 있으며 기존 공정무역 판매자 외에도 추가적인 판로를 개척하여 매출 증가에 힘쓸 예정이다.



이런 S.E.A. 센터의 행보가 더욱 반가운 이유는 이들의 모든 활동이 센터가 자체적으로 성장하는 길인 동시에 더 많은 사회적기업을 육성하여 네팔 사회 전체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승만 한 제자 없다지만, S.E.A. 센터의 마음이란 마음속 깊이 청출어람을 꿈꾸는 선생의 것이 아닐까? 마치 국내 사회적기업 지원 조직들이 육성팀 한 명 한 명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듯이 말이다. 어쨌거나 분명한 건 S.E.A. 센터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네팔 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필요충분조건이란 사실이다.



GSAP는 KOICA가 주최하고 함께일하는재단이 주관하는 지구촌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프로그램입니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개발도상국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교육 및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자활 기회 등을 제공하여 사회 통합과 나아가 지역사회 개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베네핏은 총 7회에 거쳐 해당 프로그램을 비롯해 6개의 육성 기업 및 단체를 소개합니다.
  
 

※ 이 글은 베네핏 매거진에도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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