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개발의 미래, 답은 ‘지속 가능성’에 있다
- 2016.04.15
(글. 이은수 / 베네핏 매거진 에디터)
하루에도 수십 번 껐다 키는 인터넷 창. 그 오른쪽 또는 페이지 하단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은 커다란 눈망울로 우리를 바라보는 아이들이 있다. 한없이 사랑스러운 동시에 안타까운 그 모습을 보며 오늘도 많은 사람은 저 멀리 제3세계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거나 직접 땀을 흘리고 발로 뛰며 현장을 누빈다. 이렇듯 국내외 각종 구호단체의 여러 후원자와 봉사자의 도움에 힘입어 우리는 매일매일 조금 더 나아지는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때로 일차원적인 원조에만 급급한 결과 수고한 이들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모습을 볼 때면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MBC PD수첩이 방영한 ‘캄보디아 우물의 비밀’ 등이 그 예로 충분한 사전조사와 사후관리가 동반된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실제로 많은 국내외 원조기관과 구호단체에서는 좀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발 빠르게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지원을 제공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일하는재단이 손을 잡은 ‘지구촌사회적기업육성사업(Global Social Enterprise Accelerating Project, 이하 GSAP) 이다. GSAP는 현재 개발도상국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비롯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육성 과정을 제공하며 이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및 발전을 돕는다. 개발도상국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을 목표로 교육 및 사회 취약계층에게 자활기회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언뜻 낯설게 보일 수 있지만, 사회혁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GSAP에 내재한 원리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빵을 팔기 위해 고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사회적기업의 기본 정신을 개발도상국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호단체가 떠나고 이를 지속해서 관리할 인적, 물적 인프라가 부족해 무용지물이 되는 우물이나 학교를 만드는 대신, 현지인이 자신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GSAP의 핵심이다.
이처럼 GSAP를 통한 한 차원 높은 국제 원조 및 지원을 위해서는 두 전문가의 만남이 필요했다. 국제개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외교부 산하 준정부기관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이하 KOICA)’과 국내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의 요람이라 불리는 ‘함께일하는재단’의 만남이 그것이다.
사실 KOICA와 함께일하는재단의 파트너십은 처음부터 청신호가 예견된 만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함께일하는재단은 이미 2011년부터 스마일투게더파트너십 (이하 STP)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가치를 지닌 기관을 도와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STP는 개발도상국의 각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수익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개발협력프로그램이다. 아동빈곤의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 빈곤가정의 가장을 고용하여 삶을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로 프로보노 서비스 및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그 결과 약 5년에 걸쳐 과테말라, 카자흐스탄, 우간다 등 10개국에서 16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이렇듯 탄탄한 실전 경험이 바탕이 된 함께일하는재단의 내공은 GSAP를 통해 KOICA의 전폭적인 후원을 힘입어 날개를 달았다. 기관 당 최대 8,500만 원의 사업자금을 비롯해 맞춤형 경영 컨설팅과 성장을 위한 유무형의 자원연계는 이들의 시작부터 성장까지의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도왔다. 특히 사업안정화를 위한 임팩트 투자 프로그램은 1년의 장기적인 플랜을 바탕으로 데모데이를 가지며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자립이 가능한 사회적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GSAP는 2014년 12월 말 첫 삽을 뜨고 해당 기업이 해결하려는 사회 문제와 소셜미션, 비즈니스 모델의 시장성 및 기업 운영 역량 등을 핵심 기준으로 지원 팀들을 선정했다. 그 결과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네팔 등 4개국에 걸쳐 총 6개의 사회적기업 및 단체를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1년여의 시간 동안 적정기술, 유기농법을 활용한 친환경 먹거리 생산, 봉제,미용 등 개도국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였다. 이뿐 아니라 직업교육과 창업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와 현지 빈곤층의 삶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였다. GSAP는 다가오는 6월 사업을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전반적인 GSAP 사업을 돌아보며 KOICA 혁신파트너십 사업팀 김수진 대리는 “함께일하는재단을 비롯해 팀들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초반에 계획한 성과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다”며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기존에 선발된 사회적기업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사회적기업들을 선발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동 사업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한정된 예산으로 더욱더 효과적인 동시에 효율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으로 GSAP 사업이 “개발도상국의 복잡한 사회 문제들을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을 많이 발굴하여, 해당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하는 등 개도국 내 건강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제 단순히 빵을 주는 차원의 원조는 끝났다. 빵을 만들고 판매하는 법까지 가르치는 길 그곳에 답이 있다. 이름 모를 아이의 눈망울에 기대어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후원자 모집 광고 대신 현지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밑거름된 그들의 진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사회 혁신의 바람,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GSAP는 KOICA가 주최하고 함께일하는재단이 주관하는 지구촌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프로그램입니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개발도상국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교육 및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자활 기회 등을 제공하여 사회 통합과 나아가 지역사회 개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베네핏은 총 7회에 거쳐 해당 프로그램을 비롯해 6개의 육성 기업 및 단체를 소개합니다.
사진 : 함께일하는재단 제공, Photo CC Jason Jeong / flickr.com
※ 이 글은 베네핏 매거진에도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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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특성화고교생 IT희망키움 지원사업 공고 (접수기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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