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텃밭 재발견, 틴에이저 키친 프로젝트’ 첫 번째 요리경연대회
- 2015.07.20
전략팀 규 매니저의 두근두근 심사기
– ‘텃밭 재발견, 틴에이저 키친 프로젝트’ 첫 번째 요리경연대회
냉장고를 부탁한다는 모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을 평소 열심히 보는, 남다른 미각을 가진 재단 전략팀 규 매니저에게 초대장이 한 장 날라 왔다.
「초대합니다! 대한민국 외식산업을 이끌어 갈 미래의 스타 셰프들의 치열한 요리경연대회에 초대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친구들과 함께 성장한 영 셰프들의 신나는 도전에 함께 해 주세요!」
‘목젖을 터치하고 사라지는 듯 사르르 녹는 맛있는 요리를 음미하며 심사할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나에게도 오는 건가!’
규 매니저는 라이트어램프의 자립지원사업으로 선정된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의 ‘텃밭 재발견을 통한 틴에이져 키친 프로젝트’ 1기 요리경연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초대된 것이다. 신선한 텃밭에서 재배된 재료로 전문 셰프에게 사사받은 요리를 먹을 생각에 규 매니저는 벌써부터 침을 꼴깍 삼켰다.
7월 15일 성수동 RNB 레스토랑 앞은 교복을 입은 학생과 그들의 부모님 RNB레스토랑 셰프이자 해피브릿지 HBCC센터(해피브릿지협동조합 자회사로서 외식 창업컨설팅과 요리 아카데미 기능을 갖춘 HB외식창업센터 요리학원) 김단 총괄 셰프의 팬클럽들로 북적였다. 이날 프로젝트 진행을 맡은 배현주 HB외식창업센터 홍보팀 과장은 “오늘 총 5명의 전문심사단이 평가를 하고, 그 외 참가자는 맛있게 먹은 요리에 스티커 점수를 주게 돼요. 규 매니저님은 상품성을 중심으로 평가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지령을 내렸다.
규 매니저는 배 과장의 주문에 부담 반 설렘 반으로 RNB레스토랑 지하로 내려갔다. 세 팀으로 나눠진 영 셰프들은 꽃잎과 이파리로 장식된 탁자 위에 열 맞춰진 핑거푸드의 플레이트에 신경을 쓰며 마지막까지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청소년들이 두어 달 배워 만들어 낸 요리가 이 정도라니!’
싱그러운 잎들이 깔린 탁자 위에는 수박을 갈아 국물을 낸 매콤수박국수, 깨를 뿌려 고소함을 더한 새우튀김롤, 레몬향이 더해진 우엉카나페, 호박으로 만든 애호박롤 등 침이 고여서 당장이라도 손을 뻗게 만드는 요리들이 참가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규 매니저는 요리 평가지를 받고 ‘이미 점수 내는 건 포기했다’라고 생각했다.
배 과장은 “오늘 상금은 최우수팀에게 전액 줍니다. 직업체험을 시장의 원리에 기반하여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냉정한 평가 속에서 먹고 살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자 함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라며 냉엄한 요리 세계의 현실을 알렸다.
소박소박, PLY, 일로애락 등 세 팀이 나와서 자기소개와 요리 설명을 재기발랄하게 한 후 드디어 고대하던 시식시간! 넓은 접시를 가득채운 핑거푸드는 저마다의 맛과 멋을 뽐내며 시식가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규 매니저는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다 맛있는데 어쩌지?”란 말을 자동인형처럼 반복했다.
전문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은 각자 요리를 맛 본 후 심사를 시작했다. 여기저기 ‘맛있다’라는 감탄과 함께 행복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영 셰프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심사를 기다렸다. 드디어 심사시간 김현좌 녹색텃밭공유센터 국장, 조정옥 해피브릿지 외식음식 연구원, 박영아 아티스트, 윤천 HBCC센터장 그리고 재단 규 매니저는 각자의 심사평을 전하기 위해 무대로 올랐다.
규 매니저는 “비주얼이 훌륭했어요. 라이트어램프 지원기관 담당자들이 모인 깨톡방에 사진을 올리니 바로 주문 요청이 올 정도였습니다. 단기간에 이렇게 완성도 높고 맛있는 음식이 나올지 상상도 못했습니다.”라며 떨리는 맘으로 심사평을 마쳤다.
뒤이어 예쁜 딸과 함께 참석해 시식을 했던 김현좌 녹색텃밭공유센터 국장은 “청소년과 함께 이 모든 것이 이뤄졌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음식을 나눠줄 때 어떻게 설명하는지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중점으로 봤어요. 재료 고를 때부터 손님 대할 때까지 요리사의 섬세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부드러움 속에 확실한 심사평을 내비쳤다.
조정옥 외식음식 연구원은 “정말 고심하면서 먹었어요. 플레이트는 만점이었고 재료, 소스의 사용량이 딱 맞게 떨어졌어요. 저 역시 중학생 때부터 요리사가 되고 싶어서 오늘 행사가 참 남다르게 느껴져요. 당시 저는 요리사는 호텔요리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아니었어요. 요리사의 세계는 정말 넓어요. 오늘의 일을 잊지 않고 계속 도전해 나가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선배 요리사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윤천 센터장은 “저는 상품을 기획할 때 장사가 될 것인가 아닌가를 평가합니다. 여러분이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하신 거 같아요. 노력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초심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요리사는 음식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고객과 소통을 잘 하고 원가를 생각하고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해요. 요리사는 내가 만든 음식에 고객이 맛을 보고 지불합니다. 그런 경제 할동을 맘에 가지고 앞으로도 하면 좋겠습니다.”라며 업계에 있기 때문에 들려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주었다.
최종 우승은 고객과 가장 소통을 잘 한 일로애락에게 돌아갔다. 규 매니저가 가장 높은 점수를 줬던 팀이었다. 규 매니저는 ‘역시 내 입맛이 정확했다’라며 갈채를 보냈다.
이어 김단 셰프와 각 팀을 어시스트했던 AD 셰프들이 등장했다. 김단 셰프는 “저희가 한 일이 별로 없어요. 요리를 지정해주지 않았어요. 학생들이 스스로 요리법을 찾고 궁리해 온 것에 AD 셰프들이 완성도 있게 도와준 것뿐이었죠. 학생들의 열정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단 셰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자신감에 대해 계속 강조했어요. 요리사는 자기 요리에 애정을 가져야 해요. 그게 훈련되지 않으면 요리사는 정말 중노동이거든요. 저는 사회적경제 영역의 비즈니스 브랜드를 가지고 싶었어요. 그 모델을 같이 쉐어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꿀밥*처럼요. 지금 하는 교육프로그램은 그런 곳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인력을 훈련시키기 위해 존재해요. 그게 저의 그리고 HBCC센터의 목표이지요.”라며 해피브릿지협동조합 HBCC센터의 목적과 취지를 이어 전했다.
‘텃밭 재발견을 통한 틴에이져 키친 프로젝트’는 텃밭을 경작하는 창의적 방법을 배워 건강한 식재료를 이해하고 경작물을 활용해 요리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스스로 식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자립심을 키우고, 협동조합운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와 이후 진로에 있어 협동하는 요리사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라이트어램프 사업에 선정된 후 지난 4월 요리사가 꿈인 청소년을 모집하고, 5, 6월 텃밭과 요리학원을 오가며 식재료와 요리에 대해 배웠다. 이번 보고회는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 프렌차이즈 사업으로 쌓아온 노하우, 인프라, 생산기반, 훈련된 인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진 상당히 빠르고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의 성과보고회였다. 해피브릿지는 1기팀에 이어 2기팀은 소외계층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피브릿지는 프렌차이즈 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 인프라, 생산기반도 있고 전국물류도 가능합니다. 전국에 대한 외식 상권정보도 가지고 있고 훈련된 인력도 있어요. 이것을 해피브릿지 성장을 위해서만 썼는데 이제는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어요.”라는 송인창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이사장의 인터뷰처럼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의 전문성이 재단과 함께 공유되어 사회적경제 영역의 새로운 브랜드로 커갈 수 있길 바라본다.
*꿀밥뷔페는 경력단절자나 소자본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해피브릿지협동조합 HBCC센터에서 메뉴개발 및 상권 분석 등 컨설팅을 통해 기존 점포의 일정시간을 공유하여 점포쉐어링 방식으로 운영되는 창업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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