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물로 만드는 새로운 문화, 이노마드
- 2014.10.01
흐르는 물로 만드는 새로운 문화, 이노마드
– ‘한화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 지원기업 소개
‘물’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한강을 바라보며 출근하는 아침도, 화장실에 다녀오는 일도, 당장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상황도 물이 없다면 난처해집니다. 그런데 사실 물이 지닌 잠재력은 삶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 이상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전달하는 이노마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이해하게 되실 거예요. 2014 한화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의 첫 번째 주인공, ‘The Great Small’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수형 수력발전기를 개발하는 이노마드를 만나보았습니다.
[에너지의 생산성과 가치를 높이는 기업]
안녕하세요. 우선 이노마드를 소개해 주세요.
이노마드는 에너지(Energy)와 유목민(Nomad)의 합성어입니다. 우리는 흐르는 물을 에너지로 만들어서 전기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소형 수력발전기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2013년 12월 27일에 설립된, 9개월 차 소셜벤처입니다.
에너지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편리하게 전기를 쓸 수 있는데 소형 수력발전기를 만드시는 이유가 뭔가요?
저와 공동대표인 노기환 이사님은 이전 직장 동료였어요. 해양 플랜트를 설치하고 터빈을 돌려 대형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조류발전 개발을 했었어요. 물이라는 에너지가 가지는 잠재력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런데 이게 기존 방식으로 개발되다 보니 화석원료 발전의 고질적인 단점을 되풀이하고 있더라고요. 지금 에너지는 큰 발전소를 지어 대량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선을 통해서 멀리 보내거든요. 그래서 불가피하게 낭비되는 게 정말 많아요. 전선으로 보내는 사이에 70~80%가 사라지는 거예요. 신재생에너지도 이런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강원도처럼 전기 인프라가 없는 곳은 계속 전기를 못 쓰죠.
기존에 전기에너지가 개발되는 방식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시는군요.
네, 또 지금은 플러그에 전기 전원을 꽂으면 바로 쓰는데, 수력발전기를 통해 발전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측면도 커요.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바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아무리 국가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자고 캠페인을 해도 잘 아끼지 않잖아요. 내가 쓰는 에너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면 그만큼 절약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형 수력발전기가 필요한 이유]
그러면 현재 수력발전기 사업은 어떤 단계에 있나요?
현재는 발전 터빈과 충전 회로 자체를 솔루션으로 개발하고 있는데요. 원래는 B2C로 개인판매를 계획했었어요. 그런데 전략이 바뀌어서 지금은 충전 스테이션 형태로 캠핑장이나 지자체, B2B나 B2G로의 판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관심이 훨씬 많아서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끝나면 11월에서는 미국 현지에서 테스트하려고 해요. 미국 통신사나 스마트폰 디바이스 업체 파트너를 찾으면 같이 디바이스를 만들고 캠핑장에 보급하려고 하려고 합니다.
미국을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본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미국은 중서부로 갈수록 전기 인프라가 아예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재밌게도 그런 곳일수록 계곡과 산이 많아서, 공통적으로 캠핑 사이트가 많아요. 그리고 12,000여 개 캠핑 사이트 중 60% 정도에 전기 인프라가 없어서 캠핑가시는 분들이 발전기를 직접 가져가요. 이 부분을 기회로 보는 겁니다. 한국은 비교적 전기 인프라가 잘 갖춰지고 있는 편이에요. 캠핑갈 때도 전기장판, 냉장고 등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하는 물품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죠. 반면, 미국은 자연 속에서 쉬러 간다는 개념으로 기본만 가져가요. 소량의 에너지가 필요할테고, 흐르는 물이 많은 점이 우리가 미국을 기회로 보는 부분입니다.
그러면 굳이 소형 발전기를 개발하신 이유가 뭔가요?
똑같은 전기를 소모해도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이에요. 스마트폰 충전이 대표적인 예죠. 개발도상국은 학교나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을 실제로 스마트폰이 많이 대체해서 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인터넷 통신하는 모듈 자체도 저전력이라 그곳에 같이 전원을 공급하면 근거리 인터넷을 보급하는 핫스팟 같은 개념으로 무선통신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능성의 시험장, 청마소(청계천 스마트 충전소)]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청마소: 청계천 스마트 충전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에 이걸 생각한 건, 발전기 파일럿을 끝내고 3개월 동안 영속적으로 테스트할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장소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모든 수자원은 국가 소유라 허가를 받아야 하거든요. 근데 마침 청계천에서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타블렛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분들에게 생산된 전기를 충전 효용으로 제공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 서울시에 제안하면서 10개월간 협의하고, 이 아이디어로 친환경 창조경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청계천에 설치를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청계천 광통교 부근에서 시범사업중인 수력 스마트폰 충전소 ‘청마소’.
2014년 10월 말까지, 매일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어떤 부분을 테스트하고 계신가요?
전기가 안정적으로 출력이 되는지, 설치에 관한 구조적인 결함은 없는지, 사용자 불편이 없는지, 기술적이고 서비스디자인적인 측면들을 많이 보고 있어요. 실제로 시민들이 미래의 고객이 될 수 있는 분들이어서 여러 피드백을 받으며 시장이나 고객에 대해서도 구체화를 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현재까지 어떤 부분들을 발견하셨나요?
구조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더 휴대성이 좋은 사이즈를 제작해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청마소 발전기와 같은 스테이션(고정형) 형태로 가야겠다는 부분도 그렇고요. 30~40대 남성들의 반응이 진짜 좋아요. 캠핑장에 관한 타겟과 잘 맞아서 긍정적으로 보고요. 사실 이곳은 외국인 비중이 많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의 반응이 훨씬 좋아요.
5개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 수력 발전의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 슬로건이 ‘The Great Small’입니다. 사실 많은 자원을 투자해서 많은 효용을 내는 건 쉽거든요. 적게 투자해서 큰 효과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원사용에도 그렇고요. 그런데 물이라는 에너지 자체가 아주 효율적이에요. 물은 바람보다 1,000배 정도 밀도가 높아서, 똑같은 사이즈에서 생산되는 전력량도 20배 가량 더 높습니다. 투입되는 자원 자체를 최소화하면서도 큰 효용을 낼 수 있는거죠.
청마소에 설치된 수력발전기는 시간당 30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는 다섯 개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저녁에는 자체 조명과 함께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다.
[위기와 기회, 그리고 긍정적인 미래]
사업을 진행하면서 힘든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매일이 힘들죠. 알아주시는 분들 빼고는 다 몰라주시는 분들이니까요(웃음). 부정적으로 훈수를 두시는 분들도 있었고, 특히 충전소 설치 전에는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없으니 더 힘들었어요. 올해 접어들어서 고민을 많이했던 게, 상황이 어려우니 이사님이 6월 중으로 자기를 설득할만한 게 없으면 못할 것 같다고 하셨거든요. 더 조급해져서 투자자들을 계속 만났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돌파구를 찾으셨나요?
네, 그 때 디쓰리쥬빌리(D3Jubilee 이하 D3, 소셜벤처 엑셀러레이팅 기업)를 만난 거죠. 대표가 여자고 제조업이고.. 단점으로 부각되었던 것들을 다 장점으로 봐주신 거예요. 지금도 D3 못 만났으면 다른 일 하고 있었을거라고 말하곤 합니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D3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임팩트 엔진(Impact Engine) 과정을 경험했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 참가기업들이 모여서 우리에게 필요한 디자인이나 시장조사, 사례분석에 관한 커리큘럼 만들어서 공부했습니다. 멘토링시간도 우리가 요청하면 만들어 주셨고요. 이 기간을 통해서 D3가 우리를 면밀히 파악하신 것 같아요.
현재 D3의 육성 단계는 끝난 건가요?
지금 임팩트 엔진 과정은 끝났지만 한화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이하 한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D3로부터 계속적으로 인큐베이팅 관리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만나야할 기관이나 업체들, 투자자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연결해주고 계셔요. 미국에 진출할 때 협력할 수 있는 로컬 파트너를 찾고 있는데, 그것도 D3 에서 이번에 연결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지금 이 방식이 너무 좋아요. 간섭도 덜하고요(웃음). 프로그램이 능동적이에요. 연락을 안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뭐가 필요할 것이다 하는 걸 굉장히 정확히 알고 계시고 저희에게 제공해주세요. 그리고 한화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비와 운영비 지원을 받아서 통해 미국 특허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미국 특허를 받게 되면 향후 미국 시장에 우리 제품을 진출시킬 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제품을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인건비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되어서 내년 상반기까지 본격적인 매출을 준비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랍니다.
이노마드의 박혜린 공동대표(좌)와 노기환 공동대표(우).
단 두 명의 인력이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저력있는 팀이다.
박 대표가 주로 일을 벌이면 노 대표는 주로 일을 수습한다고.
앞으로의 수익 창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매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청계천 모델을 바탕으로 거창이나 밀양, 부산에서 설치 요청이 들어왔어요. 지자체에서 에너지를 아껴쓰자고 캠페인 하는 것보다 이런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고, 밀양의 경우는 계곡이 많아서 캠핑장도 많거든요. 그때부터는 프로젝트 판매를 수익으로 낼 것 같아요. 미국에서도 테스트가 끝나고 캠핑장에 설치하는 즈음에는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10년 후에 이노마드는 어떤 모습이길 기대하시나요?
저희의 그리는 건, 10년 후에도 비슷한 종류의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지금은 키워드가 에너지지만, 나중엔 자원에 관련된 것도 하고 싶습니다. 기존에는 제공해 주면 내가 쓸 수 있다고 한다면, 나중에는 제공되었던 것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싶고, 계속 무언가 만들어서 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노마드는 2014년
‘한화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의 창업기 부문에 선정된
팀입니다. 한화와 함께일하는재단은 환경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며, 혁신적이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사회적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한화 친환경 사회적기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노마드 홈페이지 http://www.energynomad.com/
이노마드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energynomad
이노마드 연락처 hyerin.park@energynoma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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