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꼼지락기획단 1기 프로젝트 소개 :
2011.10.26

희망청에서 운영중인 꼼지락기획단 1기 김윤아 양이 기획한 게릴라 전시 <작업하고 있습니다>가 지난 8월 20일, 여름의 끝자락에 열렸습니다.

 

 

 

 

 

샤갈의 전시가 열리는 대형 미술관에 아침부터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제 막 전업작가로 활동을 시작해 생계 걱정하랴 작업결과 걱정하랴

막막한 미래를 걱정하는 친구들이 떠올랐다.

대형 갤러리는커녕 소규모 갤러리에 들어가기도 하늘의 별따기,

개인전이라도 할라치면 비싼 대관료,

발붙일 곳 없는 청춘…

대단한 실력 혹은 배경을 가진 사람만 작업하며 살아야 합니까?

이런 우리에게는 협찬도 협력도 해주지 않는 거친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작업실에서 여전히 작업하고 있는 우리끼리 뭉쳐

블록버스터 전시장을 습격해

대중들에게 직접 내 작업을 선보이면 어떨까?

 

수차례의 기획회의와 작가 섭외, 전시 장소 탐방, 한 고비 넘겼다 싶으면 또 작가들과 의견 조율, 포스터에 들어갈 문구 하나하나 다시 검토하고 제작, 홍보까지. 전시는 테이블에 우아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며 쨘~ 하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서울의 여러 미술관에 이 전시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지만 묵묵부답! 결국 게릴라로 전시를 진행하기로 하고, 긴 회의를 거쳐 예술의전당으로 장소를 정했습니다.

 

 

결의를 다지긴 했지만 전시 당일 저지당하면 어쩌나, 다시는 작업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함을 안고 걷는 와중에 저 멀리 휘트니 미술관의 전시를 알리는 광고판이 보이네요.

 

드디어 전시 당일,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들고 행진을 하는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스태프로 참여하신 분들도 함께 행진하며 포스터를 배부하는 등 행사를 알렸습니다. 행진을 시작하자 예술의전당에 전시를 관람하러 왔던 시민들이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행진을 마치고 나서 예술의전당 한 귀퉁이에서 전시를 오픈했습니다. 사람들이 우리의 전시를 보러 올까? 초조하기도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작품을 걸어 봅니다. 여럿이 함께하니 이런 불안한 마음도 줄어드는 것 같아요.

 

한명 두명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전시를 관람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업실을 나온 작가들은 “우리끼리 했던 그룹전이나, 졸업 전시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러 왔다”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들은 관람객들에게 다가가 직접 작품 설명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성황을 이룬 것은 작가다 스텝이다 할 것 없이 모두 한 몸이 되어 발로 뛰어다닌 결과겠지요?

 

든든한 후원이 없어도, 화려한 전시장들이 우릴 밀어내도, 사람들은 위대하고 유명한 작품만 보러 가더라도, 우리끼리 조금씩 채워주면서 천천히, 전시장 한 귀퉁이라도 엉덩이 붙이고,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면 직접 찾아가는 것.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이분들의 사진 속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요?

 

우리는 계속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업하고 있습니다>의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희망청 블로그(http://hopenetwork.tistory.com/372)와 작업하고 있습니다 블로그(http://museumnext.egloos.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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