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빈곤을 넘어 공존을 외치다 (1)
2011.10.14

빈곤을 넘어 공존을 외치다

-일본 빈빈곤서로돕기네트워크 3박 4일 한국방문기(1)

 

함께일하는재단은 희망청 및 청년유니온과 협력하여 일본의 반빈곤서로돕기네트워크 가와조에 마코토 대표와 다카자와 아미 회계담당자 그리고 반빈곤서로돕기네트워크의 상위 조직인 반빈곤네트워크 유아사 마코토 사무국장, 우치야마 실무 담당자를 9월 27일부터 9월 30일까지 4일간 초청했다. 이들 방문객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빈곤과 청년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불안정 노동청년을 위한 상호부조기목 조성을 준비하는 간담회를 열어 대안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눴다.

 

상대를 믿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호부조

토론회 ‘Let’s do it ourselves!’

토론회 전경 방청객 60여 명이 모였다.
 

전체 일정 중 핵심 프로그램은 청년층 상호부조기금을 조성하고 운용하기 위해 29(목)에 개최한 토론회 ‘Let’s do it ourselves!’이었다. 토론회에는 해방촌 게스트하우스 ‘빈집’의 지음 씨, 청년그룹 ‘만행’ 이지혜 씨, 꿈꾸는 슬리퍼의 김이민경 씨, 에듀머니 김미선 팀장, 자립음악생산조합 단편선, 청년유니온 조성주 정책팀장 등 다양한 청년단체와 금융전문가 등 7명이 패널로 참석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단편선 씨, 이지혜 씨, 지음 씨, 김미선 씨
 

토론회는 15~34세 청년 3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6~8월에 실시한 ‘불안정 노동청년과 사회안전망 실태조사’ 결과와 국내와 일본의 취약계층 상호부조 사례를 공유하며 청년을 위한, 청년에 의한 상호부조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 상환율이 100%라는 반빈곤서로돕기네트워크의 사례 발표가 청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사례를 발표한 카와조에 마코토 씨는 “지원금을 주기 전에 저희도 은행처럼 면접을 봅니다. 하지만 은행과 달리 돈을 빌려주지 않기 위한 조건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만나보고 지원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무엇인지 듣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입니다. 그런 마음이 상대에게 통해 상환율이 높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본연의 사회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정한 사회란 의심하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신뢰하는 사회, 서로 기대는 사회, 서로 믿는 사회입니다”라는 말을 덧붙여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토론회는 조직의 상과 역할에 대해서는 의견의 차이가 있었지만 그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위의 행사 외에도 3박 4일의 일정 중에 도시연구소와 한국노동사회연구소를 방문하여 한국의 빈곤 및 비정규직의 현황과 사회안전망의 현실을 일본과 비교하여 이해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동자동사랑방 및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을 방문하여 쪽방촌 빈곤과 함께 쪽방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삶을 개선해가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다섯 사람이 앉으면 방이 꽉 차는 쪽방, 언제 재개발이 진행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또한, 청년유니온 후원의 밤에 참석하기도 하고, 성공회대에서 노숙하는 대학생 모임인 꿈꾸는 슬리퍼, 음악을 하면서도 자립하여 살기 위해 만들어진 자립음악생산조합 등 청년단체를 방문하여 한국의 청년들이 겪는 학자금 대출의 문제, 비싼 주택비용으로 인한 주거문제를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태원에서 게스트하우스 개념의 공동주거 실험을 하는 빈집에서 숙박체험을 하며, 주거문제의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자립음악생산조합 청년들과 함께 그들이 음악으로 투쟁했던 두리반이 있던 공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들 행사에서 계속해서 나왔던 말은 “우리도 똑같다!”라는 공감이었다. 청년실업률, 비정규직 비율, 사회보장제도의 허술함 등은 한국과 일본이 시기가 지날수록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고 있었다. 특히 세계경제를 강타했던 리먼 사태 이후 일본의 상황은 98년 IMF 위기를 경험한 한국과 닮아있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은 “30대 여성은 임신과 출산 이후 다시 회사에 돌아오려 해도 대부분 받아주지 않고 그나마도 비정규직밖에 없다. 그래서 30대 여성의 취업률은 전체적으로 M자형을 보이는데 이는 OECD국가 중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취업문제 실업문제 등에서 일본이 한국과 함께 하위평준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성 소장과의 간담회 모습
 
 

하지만 이런 문제의 공감은 미래를 위한 준비의 발판이 되었다. 함께일하는재단, 희망청, 일본반빈곤서로돕기네트워크는 이번 초청 프로그램을 통하여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이 자립하여 살아가는 데 겪는 공통의 어려움을 공유하였고, 대안의 금융과 주거모델의 필요성을 다시 공감했다.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상호 정보 공유 및 협력하기로 하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청년유니온 프리젠테이션의 한 장면,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질러’라는 청년유니온의 구호가 기억에 남는다.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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