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소식
음식만 판매하는 푸드트럭이 아닌, 음식으로 문화라는 브랜드 가치를 판매하는 기업, ‘칠링키친’
2017.06.14

음식만 판매하는 푸드트럭이 아닌, 음식으로 문화라는 브랜드 가치를 판매하는 기업, 칠링키친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가 레스토랑을 그만두고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을 차려 미국 전역을 일주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푸드트럭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관객들의 식욕을 자극했던 <아메리칸 셰프>라는 영화의 줄거리이다. 일류 레스토랑 셰프는 아니지만, 음식을 통한 문화, 교육사업을 통해 대학문화와 거리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푸드트럭이 있다. 바로 음식으로 문화라는 브랜드 가치를 판매하는 칠링키친의 이야기이다.

푸드트럭은 음식점보다는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음식을 몰라도 대학문화나 거리문화에 잘 접목을 하면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거죠. 푸드트럭이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수단보다는 놀이문화 수준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인터뷰 내용 중에서…)

  

질문/정리. 경영기획팀 민세희 매니저

답변. 칠링키친 함현근 대표

 

문. 칠링키친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칠링키친은 푸드트럭 중심으로 만들어진 회사에요. 푸드트럭을 활용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새롭게 푸드트럭을 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어요. 푸드트럭은 신종업종이기 때문에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요리수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문.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축제에서 식음료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은지에 대해 행사 업체와 구상 중에 있어요. 경기도 굿모닝 하우스에서 격주로 야외행사를 기획하고 있고요,

 

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양천구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자유학기제 청소년 가족들을 대상으로 같이 요리를 만들고 있고 올해 6월에 진행할 예정이에요. 초등학생 금천구 토요 방과 후 수업, 저학년과 고학년 두 반으로 편성하여 진행하고 있어요.

 

문. 창업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푸드트럭을 창업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그 중에서도 푸드트럭 창업 인큐베이팅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푸드트럭 규제가 합법화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교내 푸드트럭을 합법화해준다고 해서 결정적으로 창업을 하게 됐어요. 맨 처음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푸드트럭을 시작했고 처음에는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적은 돈으로도 당장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는 푸드트럭을 음식점보다는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했어요. 캠퍼스 잔디밭 위에 푸드트럭이 있으면 캠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음식을 몰라도 대학문화나 거리문화에 잘 접목을 하면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거죠. 푸드트럭이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수단보다는 놀이문화 수준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문. 푸드트럭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희는 연세대에서 맨 처음 푸드트럭을 시작했는데 주변에 있던 다른 푸드트럭 친구들 한 달만하고 장사를 그만 두는 걸 봤어요. 영업시간이 저녁 7시~새벽2시까지였고 돈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이 상황을 보고 직원들 간에 많은 논의를 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음식점만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으로 다른 방향으로 사업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곳에 신청을 했는데 요식업은 일부 대출 이외에 정부 지원사업이 어려웠고 마침, 2016년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공고를 확인했고 평소 생각만 하고 있었던 문화콘텐츠 사업을 실행에 옮겨 보기로 했죠. 재단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제안서를 쓰고 계획 구체화가 가능해졌고 한 해 계획을 세우고 지원금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의 참여 계기였어요. 정부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컨설팅 사업까지 구체화가 가능했던 거죠.

 

문.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하셨나요?

푸드트럭 사업 시작은 2015년 9월부터였어요. 맨 처음에는 10명이서 푸드트럭을 시작했었어요. 푸드트럭에 관심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대학 후배 또는 주변 지인들이었죠. 작년 6월 정도에는 진짜 푸드트럭을 할 사람만 남아 최종 3명이서 4대의 푸드트럭을 4개월 정도 운영했어요. 현재는 저를 포함해 7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문. 총 4대의 푸드트럭을 운영한다고 하셨는데 트럭마다 판매하는 음식과 컨셉이 다른가요?

푸드트럭마다 음식 종류가 다 다르고, 브랜드도 달라요. 브랜드가 동일하다면 관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편하겠지만 한 장소에 같은 브랜드가 있다고 생각하면 막상 음식을 사먹는 손님들이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푸드트럭마다 각자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푸드트럭마다 이름도 별도로 제작했어요.

 

문. 음식을 통한 창업을 시작하셨는데, 평소 요리를 잘 하시나요?

음식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직원 가운데 요리를 잘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저는 음식을 판매하는 일보다는 메뉴에 대한 컨셉을 정하고 활용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문. 신메뉴의 경우에는 음식개발자가 따로 있겠네요?

현장에 나가서 직접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음식을 판매하는 친구들이 신메뉴를 개발하고 가격 도 책정하고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메뉴가 개발되면 기획팀 친구들이 내용을 가공하고 있고요.

 

문.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푸드트럭 특성상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가장 힘든 점이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에요. 푸드트럭을 운영하고자 하는데 실행할 수 있는 절차가 까다로워요. 공원, 캠퍼스, 공공용지 등 푸드트럭을 운영할 수 있는 자리가 정해져 있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서울시에서 푸드트럭을 확대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공무원들이 직접 푸드트럭 장소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문. 시에서 적극적으로 푸드트럭을 권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첫 번째는 현재 푸드트럭을 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취업이나 사업이 어려운 데 비해, 푸드트럭은 자본금이 별로 없더라도 빨리 시작해 볼 수 있는 사업이거든요. 두 번째는 푸드트럭 사업자 선정 선발기준이 공정하다는 점이에요.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데 있어 스펙보다는 실제 내용으로 평가하거든요. 본인이 준비만 잘하면 그 메뉴만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해요.

 

문. 앞으로 푸드트럭 시장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잘 될 것 같아요. 올해하고 내년이 분기점이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정부에서 지원을 안해도 되는 수준으로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 지원이 줄더라도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데 푸드트럭 하시는 분들이 올해나 내년에 그 일을 하실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푸드트럭을 운영할 수 있는 장소나 공간 확보도 중요하지만 푸드트럭을 개조하는 회사가 과점이라 가격이 많이 비싸요. 푸드트럭을 제조하는 회사들이 영세해서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거든요. 또 다른 하나는 위생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요. 내년부터는 대부분의 서울시민들이 푸드트럭을 접할텐데 사람들이 재방문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의문점을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푸드트럭 내부 청결문제에 대해 신경쓰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덧붙여,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사람들 간에 어떻게 좋은 단체를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푸드트럭을 운영하다보니, 산업에 내재된 문제점을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모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영업장소 공유 이외에는 모임이 힘들기 때문에 이 부분이 꼭 해결되어야 푸드트럭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측면에서 사유지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가 필요하며, 정해진 장소 이외에도 원하는 자리에서 원하는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 푸드트럭을 운영하시면서 주변에 성공적으로 자립하신 분들이 있나요?

물론,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푸드트럭 사장님들이 있죠. 푸드트럭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성공모델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푸드트럭 성공방정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푸드트럭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매장을 낸 곳도 있어요.

 

문.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는 무엇인가요?

앞치마에요. 요리하는 사람한테는 앞치마가 일종의 유니폼이죠. 가장 마지막에 입는 것이 앞치마이기 때문에 앞치마를 착용한다는 것은 손님을 맞을 준비와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길거리 음식이라고 해서 막 만드는 것이 아니고 셰프의 정신으로 만드는 맛있는 음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고요.

 

문. 푸드트럭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활동계획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요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푸드트럭에서 매장으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경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에요. 다른 사람이 저희 팀을 사례로 생각해도 좋고,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도와드려고 하고 있고요. 푸드트럭은 음식을 먹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회전률이 중요해요. 또 메뉴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하고요. 음식이라는 소재는 같지만 매장과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떻게하면 기존의 자산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도 매장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문. 마지막으로 푸드트럭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회사 모토가 푸드트럭을 그만두는 것이에요. 영원히 푸드트럭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에요. 본질적으로 푸드트럭 사업이라는 것은 임시적이고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다른 창업을 하거나 유통 또는 레스토랑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혹은 푸드트럭이 취업준비를 마련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고요. 이런 측면에 있어, 푸드트럭은 중간적인 창업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푸드트럭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다른 사업으로 넘어가는 게 목표이고 푸드트럭과 관련된 정책 및 지원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한 마디로, 일차원적인 푸드트럭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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