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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활동
[WT 인터뷰] 발달장애 자녀를 둔 군 출신 아빠가 꽃을 파는 사연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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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자녀를 둔 군 출신 아빠가 꽃을 파는 사연은?”

 

2018년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창업팀 ‘메아리’ 박상일 대표는 특별한 이력이 있습니다. 1988년 정구 한국 주니어 국가대표(상비군) 출신, 군 복무 당시 2012 자랑스런 대한민국 시민대상(사회봉사 공로대상), 2013 국방창조경제 아이디어공모 대상 수상 등 남다른 봉사 정신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겸비한 그가 이제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생각한 것은 반드시 실현해내는 맥가이버, 메아리 박상일 대표와의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박상일 메아리 대표)

 

작년 육군 소령으로 제대했어요. 첫째 아들이 지금 17살인데 2살 때 발달장애 1급 판정을 받았어요. 제대 후 아들을 서초구 내곡동 소재 다니엘학교에 등·하교시키면서 보니 직업재활원 장애우들이 박스를 접고, 소금을 작은 통에 옮겨 담고, 밤을 깎는 등의 일을 하더라고요. 문득 발달장애인들이 꽃을 만든다면 그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과 기쁨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역하면서 향후 진로 선택에 큰 고민은 없었어요. 아들 때문에 직장보다는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소령 진급을 하면서부터 했고 적성도 맞는 것 같았어요. 단지 여러 가지 여건상 아내가 반대를 많이 해서 조금 갈등은 있었지만, 지금은 도움을 많이 주고 있어요.
그전까지 IT 사업을 구상하며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었는데, 꽃과 관련한 꽃 배달 체인점 본사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처음에는 생화를 파는 일을 하려고 했지만, 꽃이 금방 시든다는 특성과 비수기 때는 사업이 어렵더라고요. 이걸 뛰어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생각하게 되었죠.
 
 
(아름다운 꽃에 아름다운 색이 입혀져 새로운 꽃으로 변화했다)

 

– 프리저브드 플라워라는 말이 생소합니다. 어떤 사업을 하고 계신지 소개해주세요.
프리저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는 생화를 특수용액으로 보존 처리 가공하여 3년 이상 생기 있는 모습으로 유지하는 보존화에요. 생화의 모습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고, 색상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어서, 인테리어나 디퓨져용으로도 쓰여요. 생화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꽃이에요.
사업 공간을 찾다가 다니엘 직업재활원에 잘 활용하지 않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고, 그 장소를 프리저브드 플라워 가공 장소로 탈바꿈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어요. 그래서 다니엘 직업재활원에 제안했고 지금은 그곳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은 시작이 되었어요. 현재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발달장애인과 만들어 판매하고, 향후 렌탈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며 저소득층 도시 장애인들이 안정된 생활을 이룰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 발달장애인이 겪는 사회적 문제는 무엇인가요?
2017년 12월 기준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은 약 250만 명이에요. 그중 지적 장애와 자폐 장애를 의미하는 발달장애인은 22만 5천 명에 달해요. 대다수의 발달장애인은 단순 노동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 문제는 그들이 그나마 단순 노동을 할 수 있다 해도 치료를 통해 개선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는데, 현실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들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약하고 사회적 시선도 좋지 않아요.
장애인 직업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업재활원 발달장애인들이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하나씩 손으로 만지며 꽃 화분을 만들고 있다)

 

– 꽃으로 발달장애인의 아픔을 치료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메아리’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도시에 사는 저소득층 장애인을 고용해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소득을 제공해요. 그들이 프리저브드 플라워 관련 가공 기술을 익히면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전문성을 갖춘다면 향후 좋은 일자리도 찾을 수 있어요. 외국산에 의존하는 기존의 시장을 극복하고 국산 점유율을 높여 농가의 소득 증대도 기대할 수 있어요. 저희는 용액을 만들어 판매할 때, 친환경 전통 방식을 적용해요.
꽃은 보통 다른 사람을 위해 선물할 때가 많잖아요. 꽃이라는 아름다움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거라고 생각해요. 꽃은 어느 곳에서나 예쁘고 조화롭게 인테리어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꽃으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나요?

 

– 꽃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꽃을 받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다니엘직업재활원 분들은 저를 꽃 사장님이라고 부르면서 엄청 좋아해요. 소금은 짜다고 불평하던 아이들이 예쁜 꽃을 보고 만지면서 정서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아요. 손님들은 시들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서 좋아하세요. 특별히 제가 꽃 관련 사업을 하면서 저희 가정에 큰 변화가 찾아왔어요. 꽃 덕분에 대화도 많아졌고 아내도 제 일을 응원해줘요.
 
– 메아리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요?
현재 소재(용액)를 가공하고 판매하며 꽃을 임가공하는 사업을 더 발전시키면서 렌탈 서비스를 진행하고 유치원 및 저학년 위주의 프리저브드 플라워 체험 교보재를 만들어 보급하고 내곡동(다니엘 직업재활원 소재)에 위치한 200평 규모의 농원 부지를 활용해 체험장을 만들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에요. 내년 3~4월이면 지금보다 2배 이상은 성장할 것으로 생각해요.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 게 아닌 사회적인 가치를 얼마나 실현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 가치를 이뤘을 때의 행복함이 좋아요.

 

 
– 현재 사회적경제조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회를 돈으로만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분야에 뛰어든다면 사회적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그 초심을 잃지 않길 바라요. 이 길을 가다가 실패할지라도 끝까지 가셨으면 좋겠어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은 결국 사람이에요. 내 제품을 사기 위해 온 사람의 입장에서 좋은 제품을 만드셔야 해요. 내가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사회를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최선을 다해 끝까지 노력하면 결국에는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만족하거나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