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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재사용 문제, 근본적인 해결에 나선 소셜벤처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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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재사용 문제, 근본적인 해결에 나선 소셜벤처
[인터뷰] 마감 할인 상품정보를 알려줘 소비자와 가게를 연결해주는 앱 개발, ‘미로’ 오경석 대표

 

글. 운영지원팀 권오철 매니저

최근 국내의 유명 해산물 뷔페가 음식물을 재사용해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팔리지 않은 초밥 위 생선을 익혀 롤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믿었던 대형 음식점에 큰 실망을 하며 분노했고 결국 해당 매장은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 입장에서 당일 팔리지 않은 음식은 고스란히 업체의 매출 손실로 이어지고 음식물 쓰레기로 버렸을 경우에는 환경오염의 원인이 됩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이러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감 할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지만, 소상공인은 돌발적이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상품을 알릴 방법이 없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라스트오더’를 개발한 미로(MYRO)의 오경석 대표를 지난 28일 만났습니다.

 


<마감 할인 상품 안내 플랫폼 라스트오더를 개발한 미로 오경석 대표>

 

“소상공인 업체에서 나오는 마감 할인 상품정보를 알려 소비자와 가게를 연결해주는 O2O 플랫폼 ‘라스트오더’는 지역의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입니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음식물 낭비를 막기 위해 덴마크에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 ‘투굿투고(Too Good To Go)’은 출시된 지 2년 만에 유럽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활발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오경석 대표도 독일 출장을 갔을 때 ‘투굿투고’를 사용하고 큰 매력을 느껴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준비했습니다.

– 선 앱개발 · 후 시장조사, 뒤바뀌어 버린 사업 과정
보통의 사회적기업 창업은 사회적 문제를 인식, 원인을 파악하고 해당 분야를 조사한 후 해결책으로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오경석 대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부터 진행했습니다.
“작년 7월 사업을 구상하면서 앱 개발을 외주 개발자에게 의뢰했어요. 원래 올해 초에 완료돼야 했는데, 계속 지연되다 지난 6월에 확인해보니 엉망이었죠. 그제야 내부 개발자를 채용해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하면서 시장조사와 영업을 동시에 했어요.”
오 대표는 당시의 문제점을 꼬집어 이야기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제가 개발에 정말 무지했다는 것이었어요.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은 이해하기 어려웠고 진행이 안 되는 이유를 들으면 그냥 수긍할 수밖에 없었죠.”
결과적으로 라스트오더는 서비스 출시 후에도 계속 업데이트를 하며 애플리케이션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 대표는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한 것 같아요. 하지만 혹시 O2O 플랫폼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 있다면 되도록 회사 내부에 개발자를 먼저 확보하면 좋겠어요”라고 조언했습니다.

– 전략적인 시장 조사, 소비자-가맹점 모두 만족
앱 개발의 어려움 속에서도 오 대표는 시장 조사를 꼼꼼히 진행했습니다. 라스트오더의 주요 목표 고객은 대학생, 1인 가구, 신혼부부 등을 아우르는 2035세대입니다. 부산 출신인 오 대표는 통계청 자료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2035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관악구에서 시장 테스트를 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1달여의 테스트 동안 20개 업체가 협력했고 매일 20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처음 시장 조사할 때는 업주분들이 저를 사기꾼으로 의심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어요. 마감 할인 플랫폼이 생소하기도 하고 상품 할인을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 업주분들을 설득했고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많이 퍼져 어플리케이션을 런칭한 지 한 달 만에 가맹점이 100여 곳으로 늘었어요.”
현재 라스트오더 앱은 관악구와 동작구의 매장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전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 스스로 개척하는 삶
언론사 PD였던 오 대표는 스스로 기획하는 업무보다 윗선에서 내려오는 업무를 해내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그 결과를 온전히 수긍하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명령과 지시가 아닌 스스로 정한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에 따른 성적표를 받아보고 싶었죠. 실패하면 내 잘못이고, 성공하면 우리의 노력이라는 열정이 회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회사에 다닐 때보다 더 책임감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 대표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 100가지 중 이제 한 가지 정도 한 것 같지만 남은 99가지의 일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고객들의 주문을 확인하는 오경석 대표>

–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 초심을 단단히
미로는 올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8기로 선정되어 함께일하는재단을 통해 맞춤형 멘토링과 전문적인 경영컨설팅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작년 애플리케이션 개발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어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지원하기 전, 사회적인 문제보다 가격 측면을 앞세워 커머스 사업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정체성 혼란의 시기도 겪었죠. 하지만 함께일하는재단의 교육을 들으면서 사업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다시 찾았어요. ‘사회적인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감 할인 서비스를 하자’는 것이지요.”
사업의 기본이 되는 소셜미션을 확립하니 충성고객층이 확보되었다는 라스트오더. 당일 만든 음식은 당일 소진한다는 원칙을 떳떳하게 밝히는 업주의 정직한 마음과 동네의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고 싶다는 소비자의 마음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라스트오더 멤버들이 L을 그리며 기념촬영을 했다>

라스트오더는 다날, 소풍(sopoong) 등에서 투자를 받았고 9월부터는 아시안 푸드 레스토랑 생어거스틴과 협업할 예정입니다. 생어거스틴은 당일 만든 음식뿐만 아니라 당일 사용하는 채소 같은 식자재도 모두 그날 소진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 대표는 “마켓리더인 생어거스틴이 이러한 사회적 움직임에 동참해 국내에서도 유럽처럼 활발한 시장이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누군가 라스트오더로 마감할인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오경석 대표. 자신의 길을 고민하고 완성해 나가는 열정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길 기대해봅니다.